인도와 동남아시아에서 일어난 민족 운동

3. 인도와 동남아시아에서 일어난 민족 운동

영국의 인도 침략과 세포이의 항쟁

인도에 진출한 영국은 플라시 전투(1757)에서 프랑스 세력을 물리치고 벵골 지역의 통치권을 장악하였다. 이후 19세기 중엽에는 영국이 인도의 거의 모든 지역을 점령하였다. 이 무렵 영국은 인도에 영국산 면직물을 대량으로 수출하고 인도인에게 면화와 아편을 강제로 재배시키는 등 인도를 상품 시장이자 원료 공급지로 삼았다. 또한 힌두교와 이슬람교 간의 종교적 대립을 조장하고 인도인에게 크리스트교로의 개종을 강요하였다.

이러한 영국의 지배 방식에 대한 인도인의 불만은 세포이의 항쟁으로 폭발하였다(1857). 동인도 회사에 고용된 인도인 용병인 세포이들은 영국이 인도를 수탈하고 인도의 종교적 전통을 무시하자 항쟁을 일으켰다. 이 항쟁은 대규모 민족 운동으로 발전하였지만, 결국 영국군에 진압되었다(1859).

세포이의 항쟁을 계기로 영국은 인도를 직접 지배하기 위해 인도 통치 개선법을 제정하고 무굴 제국의 황제를 폐위시켰다(1858). 1877년에는 영국 왕이 인도 황제를 겸하는 인도 제국을 세웠다.

 

◼ 세포이 항쟁

세포이 항쟁은 인도의 영국 제국 주의에 대한 저항으로 평가되며, 주로 갠지스강 상류 삼림 지역과 인도 중부 지역에서 이루어졌다. 세포이 항쟁은 영국 동인도 회사의 종교에 대한 몰이해에서 촉발되었으며, 1858년 6월 20일에 과리오르가 함락되면서 절정을 맞았다.

 

항쟁이 인도 전역을 포괄하지는 않았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항쟁이 유럽 국가 전체에 대한 배격운동 양상을 띄었다. 항쟁 이후에도 인도 독립 운동의 상징으로 추앙받는 지도자들이 있었으나, 그들은 새로운 질서에 대한 일관적인 이념을 공유하지는 않았다.

 

세포이 항쟁으로 인해 영국 동인도 회사는 해체되었고, 영국은 인도에 대한 직접 지배를 위해 군사, 재정, 행정 등 각 분야를 개편했다. 이로써 빅토리아는 인도 제국의 군주라는 새로운 지위를 더하게 되었다.

 

인도 국민 회의의 반영 운동

영국은 인도를 통치하면서 인도의 사회적ᆞ종교적 분열을 조장하고 경제적 착취를 강화하였다. 이에 맞서 인도의 지식인들과 민족 자본가들은 인도 사회를 개혁하고 영국의 지배에 저항할 것을 주장하였다. 특히 서양의 근대 사상에 영향을 받은 힌두교 지도자들은 브라흐마 사마지 운동을 전개하였다. 이들은 힌두교의 우상 숭배 배격, 카스트제 반대, 여성의 권리 신장 등을 주장하며 인도의 사회 개혁을 위해 노력하였다.

인도에서 민족 운동이 확대되자, 영국은 인도의 정치 조직 결성을 지원하여 인도인들을 회유하고자 인도 국민 회의를 결성하였다(1885). 인도 국민 회의는 초기에 영국의 인도 지배를 인정하면서 인도인의 권익을 확보하는 활동을 하였다. 그러나 영국이 벵골 지역을 종교에 따라 동서로 나누는 벵골 분할령(1905)을 발표하여 인도인의 분열을 꾀하자 인도 국민 회의는 반영 운동에 앞장섰다.

틸라크를 중심으로 한 인도 국민 회의는 콜카타 대회를 열어 영국 상품 배척, 스와라지(자치), 스와데시(국산품 애용), 국민 교육 실시의 4대 강령을 채택하였다. 1906년에 결성된 전 인도 이슬람교도 연맹도 인도 국민 회의와 함께 반영 운동에 나섰다. 인도인의 저항 운동이 계속되자 영국은 벵골 분할령을 취소하고(1911) 명목상 인도인의 자치를 인정하였다

 

◼ 브라흐마 사마지

브라흐마 사마지는 브라흐마주의를 따르는 사회 모임으로, 19세기에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 종교 운동 중 하나였다. 이 운동은 벵골에서 효과적인 개혁 운동으로 인식되었고, 벵골 르네상스를 시작시켰다. 이 모임은 혼합주의적이지 않은 "영적 힌두교를 개혁한 라모한 라이의 설립 정신과 히브리-이슬람의 신조와 실천에 뿌리를 둔 과학적 쇄신"을 전파하면서, 인도와 방글라데시에서 합법적인 종교로 인식되기 시작하였다.

 

◼ 벵골 분할령

1885년 영국은 인도 국민 회의를 자문 기관과 같은 형태로 취급하여 인도 상인, 지주, 지식인 계층 등의 회유를 도모하였으나, 19세기 말부터 반영적인 자세를 나타내는 급진파가 대두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1905년 벵골 분할령이 제정되어 민족 운동이 격화되었고, 이를 견제하기 위해 전인도무슬림연맹이 발족되었다. 1911년 벵골 분할령은 철회되었으나, 수도를 캘커타에서 델리로 옮겨 인도 정치에 미치는 캘커타의 영향을 약화시키는 목적도 있었다. 이러한 역사적 사건은 인도 역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