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통일 왕조가 등장하다

2. 인도의 역사와 다양한 종교·문화의 출현

1. 인도에서 통일 왕조가 등장하다

인도의 혼란과 불교의 등장

아리아인들이 갠지스강에 진출한 이후 갠지스강 유역에는 도시 국가가 형성되었다. 기원전 7세기경 도시 국가 간 정복 전쟁이 활발해지고 상업이 발달하면서 크샤트리아와 바이샤 세력이 성장하였다. 당시 인도 사회를 지배한 브라만교는 신분에 차별을 두었고, 브라만의 권위를 높이기 위해 제사 의식을 복잡하게 만들어 지나치게 형식화되었다. 크샤트리아와 바이샤 세력은 이러한 브라만 중심의 사회를 비판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원전 6세기경 자이나교와 불교가 등장하였다. 두 종교는 윤회 사상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브라만교의 지나친 권위주의와 신분 차별에 반대하고 카스트제를 극복하고자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두 종교는 크샤트리아와 바이샤 세력의 환영을 받았다. 자이나교는 엄격한 계율과 고행을 통한 해탈을 주장하였는데 특히 상인들의 지지를 받았다. 고타마 싯다르타(석가모니)가 창시한 불교에서는 인간은 평등하며 누구나 윤리적 실천을 통해 해탈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이러한 불교의 가르침은 대중의 환영을 받으며 급속히 퍼져 나갔다.이

 

마우리아 왕조의 발전

기원전 4세기 후반까지 인도는 작은 도시 국가들로 분열되어 있었다.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가 인도 서북부 지역을 침략한 후에는 사회가 더욱 혼란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찬드라굽타 마우리아가 마우리아 왕조를 세우고 인도 북부를 통일하여 사회 혼란을 수습하였다.

3대 아소카왕은 마우리아 왕조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그는 남부를 제외한 인도 대부분 지역을 통일하였으며 각 지역에 도로를 건설하고 관리를 파견하는 등 중앙 집권 체제를 강화하였다. 한편, 영토 확장 과정에서 전쟁의 참혹함을 깨달은 아소카왕은 불교에 귀의한 뒤 적극적으로 불교를 장려하였다. 그는 불교 경전을 정리하고 곳곳에 불교의 가르침을 새긴 돌기둥과 불탑을 세웠다. 이 시기에는 개인의 해탈을 강조하는 상좌부 불교가 발전하였는데, 상좌부 불교는 실론(스리랑카)을 비롯하여 주로 동남아시아에 전파되었다.

아소카왕이 죽은 뒤 마우리아 왕조는 빠른 속도로 쇠퇴하였고, 이민족의 침입이 잦아지면서 인도 북부는 다시 분열되었다. 이러한 가운데 인도 남부에서는 데칸고원을 중심으로 성장한 안드라 왕조와 그 이남의 여러 나라가 독자적으로 발전하였다. 인도 남부의 여러 나라는 로마, 동남아시아와의 해상 무역으로 번영하였다. 이때 바닷길을 통해 인도 문화가 동남아시아로 전파되었다.

 

아소카왕의 돌기둥

칼링가를 정복하면서 나는 결코 돌이킬 수 없는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그들의 영토가 수많은 시체로 뒤덮인 처참한 광경을 바라보면서 나의 가슴은 온통 찢어지고 말았다. ...... 앞으로 나는 오직 진리에 맞는 법만을 실천하고 가르칠 것이다.

- 아소카왕의 돌기둥 비문

기원전 3세기 중반 아소카왕은 칼링가 전투를 계기로 불교에 귀의하였다. 그는 자신이 깨달은 것과 만인이 지켜야 하는 신앙, 선행을 가르치는 내용을 돌기둥과 암석 등에 새겨 전국 각지에 보급하였다. 아소카왕은 각각의 비문을 지배층이 사용하던 언어가 아닌 각 지방의 토속어로 기록하여 백성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하였다. 오늘날 인도에서는 그의 정신을 기려 돌기둥의 머리 부분 모양을 인도 국기와 여권, 화폐 등에 널리 사용한다.

 

쿠샨 왕조의 성립과 간다라 양식의 발달

1세기 중엽 이란 계통의 유목 민족이 세운 쿠샨 왕조가 인도 북부를 다시 통일하였다. 쿠샨 왕조는 비단길의 중심을 차지하여 중국, 인도, 서아시아를 연결하는 중계 무역으로 번영하였다.

2세기 중엽 카니슈카왕은 북인도에서 중앙아시아에 이르는 영토를 확보하여 쿠샨 왕조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그는 불교를 전파하고 사원과 탑의 축조에 힘쓰는 등 불교를 적극적으로 지원하였다. 이 시기에는 많은 사람(중생)의 구제를 강조하는 대승 불교가 발전하였다. 쿠샨 왕조는 3세기 중엽 사산 왕조 페르시아의 침입 이후 빠르게 쇠퇴하였고, 인도 북부는 다시 여러 소국으로 분열되었다.한편, 쿠샨 왕조 시대에는 인도 서북의 간다라 지방에서 인도 문화와 헬레니즘 문화가 융합된 간다라 양식이 탄생하였다. 헬레니즘 문화의 영향을 받아 인도의 불교도들이 불상을 만들기 시작하였고, 대승 불교에서 부처를 예배의 대상으로 삼으면서 불상 제작이 활발해졌다. 간다라 양식은 대승 불교와 함께 중앙아시아를 거쳐 동아시아로 전파되었다

 

쿠샨 왕조의 동서 교역

쿠샨 왕조는 카니슈카왕 때 인도와 지중해를 잇는 바닷길과 중국과 서아시아를 연결하는 중앙아시아와 아프가니스탄 지역을 차지하였다.

1937년 프랑스의 고고학자들이 쿠샨 왕조의 수도였던 카피시(오늘날 베그람)의 한 유적지에서 수많은 유물을 발견하였다. 카피시는 동서 무역의 교차지였고, 토지가 기름졌다. 이곳에서는 로마, 중국 등 각지에서 온 유물이 출토되었는데, 이는 쿠샨 왕조 시대에 동서 간의 교역이 활발하게 이루어졌음을 알려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