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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 역사 학술/한국사 & 세계사

거란의 침략을 막고, 국제 관계의 안정을 꾀한다.

by 변교수 2023.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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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거란의 침략을 막고, 국제 관계의 안정을 꾀한다.

서울 관악산 기슭에는 별이 떨어진 곳이라는 뜻을 지닌 낙성대가 있다. 이곳에는 강감찬의 탄생과 관련한 이야기가 전한다. 하늘에서 큰 별이 떨어져 들어간 집에서 강감찬이 태어났다는 것이다. 고려의 문신이자 명장인 강감찬은 거란의 침략 때 흥화진 강물을 막은 뒤 터뜨려 거란군에게 큰 타격을 주었고 이후 물러가는 거란군을 귀주에서 대파하였다.

 

 

고려 초기의 국제 관계

태조는 발해를 멸망시킨 거란()을 적대시하고, 중국의 한족 왕조와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갔다. 북방의 여진에게는 회유와 토벌 정책을 함께 펼쳤다. 이후 고려의 왕들도 태조의 대외 정책을 계승하였다. 정종은 거란의 침입에 대비해 광군을 편성하였으며, 여진에게는 공물을 받고 물품을 하사하였다. 10세기 중반 송과 거란()이 대립하는 가운데 고려는 송과 교류하며 중국의 문물을 수용하였다.

 

거란 침략의 극복과 여진 정벌

고려가 송과 친선 관계를 유지하자 거란은 고려를 침략하였다(993). 거란의 1차 침입은 고려군의 강력한 저항과 서희의 외교 담판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서희는 소손녕과 회담하여 송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거란과 교류하기로 약속하였다. 그 대가로 고려는 압록강 일대의 강동 6주를 획득하여 영토를 확장하였다. 이후 강조가 정변을 일으켜 현종이 즉위하자 이를 구실로 거란은 고려를 다시 침입하였다. 거란 황제가 직접 지휘한 2차 침입으로 개경이 함락되어 현종이 나주로 피란하였다. 그러나 고을들이 자체적으로 방어하고 중앙군이 전열을 정비함으로써 거란군은 소득 없이 물러났다. 이후 거란은 10만여 명의 군대를 보내 다시 고려를 침입하였으나 강감찬이 이끈 20만여 명의 고려군이 거란군을 격파하였다(귀주 대첩, 1019).

고려가 거란의 침입을 물리치자 동북쪽의 여진은 고려에 조공을 바치며 복속할 것을 자처하였다. 그러나 12세기 초 세력이 강성해진 여진이 고려의 국경을 침범하기 시작하였다. 이에 예종 때 윤관은 별무반을 이끌고 여진을 정벌하여 천리장성 밖 동북 지역에 9개의 성을 쌓았다. 그러나 여진의 계속된 반환 요구와 방어의 어려움으로 고려는 9성을 여진에게 돌려주었다.

 

다원적 국제 질서와 황제국 체제의 구축

고려, 거란, 송 사이에 세력 균형이 이루어지자 고려는 이러한 국제 관계 속에서 국가의 안정과 실리를 추구하였다. 고려는 거란과 공식적인 사대 관계를 맺어 조공을 바치고 거란의 연호를 사용하였다. 거란에서는 고려 국왕의 생일에 축하 사절을 파견하는 등 고려를 우대하였다. 고려는 송과도 사절단을 교환하였다. 거란의 압박을 받고 있던 송은 고려 사신을 대등한 국가 간의 사신인 국신사로 대우하기도 하였다.

한편, 고려는 자국 중심의 국제 관계를 확립하였다. 탐라와 여진을 하위 세력으로 두어 지배층에 관직을 하사하고 조공을 받았다. 고려에 편입되기를 원하는 여진 부족은 그 거주지를 명목상 고려의 군현으로 편제하고 자치적으로 운영하도록 하였다. 또한, 국왕의 복식이나 용어, 의례 등을 중국의 황제와 동등하게 하여 내부적으로 황제국의 체제를 갖추었다.

 

고려의 해동 천하 의식

태조 왕건상

고려 국왕은 중국 황제와 동등하게 12개의 줄이 있는 면류관과 12개의 문장이 있는 곤복을 입고 제사 지냈다. 통천관과 강사포를 착용하고 축하를 받았으며, 황색의 포를 입고 근무하였다. 현릉에서 출토된 왕건상에서도 통천관을 착용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준풍 연호가 새겨진 기와

광종은 즉위 후 자신을 스스로 황제라 칭하고 개경을 황도라 하였다. 또한, 광덕, 준풍과 같은 독자적 연호를 사용하였다. 경기도 안성의 망이산성에서는 준풍 4(963)이라는 글씨를 새긴 기와가 발견되었다.

고려 시대에 지어진 풍입송가사

해동의 천자는 현세의 신령과 부처님이니, 하늘을 도와 교화를 펴러 오셨네. 세상을 다스리시는 은혜가 깊으시니, 원근과 고금에 드문 일이네. 외국에서 친히 달려와서 모두 귀의하여 사방의 변경이 편안하고 깨끗해져서 창과 깃발을 내던지게 되니 성스러운 덕은 요나 탕 임금에게도 견주기 어려워라……. 남쪽과 북쪽 오랑캐가 스스로 조정에 와서 온갖 보물을 우리 천자의 뜰에 바치는구나……. - 고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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